아스피린이 대장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진통·해열 효과가 있어 감기 치료제로 쓰이는 아스피린(Aspirin)이 대장암 세포의 자연사멸(아포프토시스·Apoptosis)을 유도해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자연사멸은 세포가 스스로 죽는 이른바 '암세포의 자살' 을 뜻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두아르테시에 있는 '시티 오브 호프 (City of Hope)' 연구소의 진단분자생물학 과장이자 암 전문의인 에이제이 고엘 (Ajay Goel)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생쥐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메디컬 익스프레스 등 외신들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고엘 박사 연구팀은 4종류의 대장암 세포주로 대장암을 유발시킨 쥐 432마리를 4그룹으로 나눠 실험했다. 각 그룹별로 아스피린을 아예 투여하지 않거나, 저용량(15mg/kg), 중간용량(50mg/kg), 고용량(100mg/kg)의 아스피린을 투여했다.
이후 각 그룹에서 3마리씩을 무작위로 뽑아 아스피린 투여 후 3일, 5일, 7일, 9일, 11일째 되는 날에 대장에 발생한 종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스피린이 투여된 쥐들은 모든 세포주(cell line)에서 암세포의 자연사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스피린 투여량이 많을수록 암세포의 분열 속도가 감소하며 자연 사멸하거나 증식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한편 쥐에게 암을 유발시킬 때 PIK3CA 유전자 변이로 발생한 암세포주도 이용됐는데, PIK3CA 유전자 변이로 발생한 대장암세포주가 주입된 쥐는 저용량의 아스피린으로도 대장암 사멸 효과가 있었다. PIK3CA 변이 유전자는 대장암뿐 아니라 자궁내막암, 공격적인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아스피린이 대장암의 진행과 재발을 차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아스피린은 암, 알츠하이머치매, 파킨슨병, 관절염 등 만성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적의 약물' 로 불리기도 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다만 아스피린이 이러한 질병을 예방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위장장애나 뇌졸중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 이라면서도 “이번 연구를 통해 대장암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아스피린 적정 투여량을 찾는 것에 더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암 발생’(Carcinogenesis) 최신호(1월 6일 자)에 게재됐다.
아스피린은 진통·해열 효과 외에도 혈소판을 제거해 혈중 농도를 낮춰 심장마비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만병통치약' 이라고 불리지만, 복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아스피린 장기 복용을 고려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해서 복용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가톨릭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아스피린을 먹을 때는 아스피린의 예방효과와 부작용의 위험성을 비교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심근경색증이 생길 위험이 높은 사람은 소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좋지만, 위험이 낮은 사람은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낫다.
또한 아스피린을 복용했을 때 위장관출혈, 뇌출혈, 소화기관 궤양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술을 자주 먹는 사람이 아스피린을 먹게 되면 위장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천식이나 만성 두드러기를 앓고 있는 환자가 아스피린을 먹을 경우 과민증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 전문의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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