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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나루의 세상 이야기/국제/국내 사회

홍카레오, 유시민 홍준표 토론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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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유튜버' 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유튜브 방송에서 격돌했다. '홍카콜라' 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알릴레오' 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결로 기대를 모았던 유튜브 대전 '홍카레오'(홍카콜라+알릴레오)는 160분간 치열한 공방 속에 진행됐으며 사회 진단, 진보-보수 개념, 북핵 문제 등 대부분의 이슈에서 평행선을 달렸다. 

 

 

이번 '홍카레오' 토론은 유시민 이사장의 제안을 홍준표 전 대표가 전격적으로 받아들이며 성사됐다. 홍 전 대표와 유 이사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녹화한 방송을 오후 11시 30분쯤 유튜브 채널인 'TV 홍카콜라' 와 '알릴레오' 를 통해 동시에 공개했다. 방송 예정시간(3일 오후 10시)보다 1시간 30분가량 늦게 시작됐지만 조회수가 홍카콜라 10만명,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16만건에 달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12년 만의 '끝장 토론' 을 예고하며 진행된 합동 유튜브 방송 '홍카레오' 에서 만난 홍준표와, 유시민 이 둘은 나란히 앉아 서로의 손을 잡고 얘기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내용에서는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지금 대한민국 상황이 좌우익 대립 시절보다 더 심각하다고 본다" "좌파와 우파가 서로 증오하고 내뱉는 말마다 증오의 목소리로 비난하는 것을 보면서 해방 직후 대한민국의 혼란과 비슷한 것 아니냐” 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유시민 이사장은 "의견이 달라지고 미움이 표출되는 부분에는 동의하나 해방정국의 좌우익 대결과의 비교는 과장됐다고 생각한다" 며 최근 있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문화제 당시의 일화를 꺼냈다. 유 이사장은 "조원진 의원이 당시 문화제 무대 5m 앞에서 적대적인 연설을 하시는데 서로 말로만 이야기를 주고 받더라" 며 "의견이 달라도 각자 자기 주장만 하고 훼방 놓지 않기까지 70년이 걸렸구나, 한국 사회가 아주 많이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 받아쳤다. 

 

 

이어진 토론 첫 질문인 '보수와 진보의 기준' 에 대한 질문에 홍 전 대표가 “우파의 기본 가치는 자유고 좌파는 평등” 이라며 “그래서 나는 정책의 문제를 지적할 뿐 좌파와 우파 자체를 선악으로 나누지 않는다” 고 말하자 유 이사장도 “동의한다” 고 거들었다.  

 

유시민 이사장은 "(나는) 20대 때 자유를 위해 투쟁했지 다른 걸 위해 하지 않았는데, 친북 좌파라고 한다" 며 "보수의 가치가 자유라면 과거 집권 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제약했던 부분을 시원하게 인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 공세를 벌였다. 

 

"현대적인 보수는 개인의 자유에 방점을 찍고, 진보는 평등 균형에 방점을 찍는다" "'보수', '우파'를 함께 쓰는 분들이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은 자유를 탄압한 분들" 이라며 "그 점에 관해서는 명확히 보수가 보수다워져야 한다고 본다" 고 화두를 던졌다. 

 

이에 홍 전 대표는 "이승만·박정희가 독재를 한 것을 보수도 인정한다. 다만 이승만 대통령에게 과오가 있을지 몰라도 우리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봉건영주사회로 가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나라를 건국한 공과 가난을 벗어나게 한 공로를 인정해야 하는데 흠짐부터 내려 한다" 고 말했다.

 

이어 "이씨 조선으로 돌아갈 수도, 김일성의 공산주의에 '벌겋게' 물들 수 있는 상황에서 38도선 아래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지켰다는 점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봐야 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노예제도가 16대 대통령인 링컨 때 폐지됐는데 그럼 1~15대 대통령은 모두 자유를 억압하는 대통령으로 몰아붙일 거냐" 면서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덧붙여 홍준표 전 대표는 "종신집권하려는 과정에서 잘못은 있었으나 이런 측면에서 좀 봐주시라" 고 전했다. 이에 유시민 이사장은 "보수우파에서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박정희를 빈곤에서 구원해준 것으로 보는 것은 좋다" 며 "그런데 그들이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를 말도 못하게 탄압했지 않느냐" 고 재차 공세했다. 

 


양측의 입장은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시각' 에서도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며 판이하게 달라졌다. 홍준표 전 대표가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할 것 같냐" 는 질문을 던지자, 유시민 이사장은 "체제안전 보장 등 거래조건이 맞으면 핵을 포기할 것" 이라고 답했다. 


이에 홍 전 대표가 "김정은 위원장의 체제보장이 현대 자유세계의 관점에서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 고 지적했고 유 이사장은 "저도 지금의 북한의 체계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것은 북한이 알아서 할 일" 이라며 "북한이 외부를 위협하는 무기를 갖지 않게 하려면, 북한을 공격해 없애지 않겠다는 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뜻" 이라고 응수했다. 


또 유 이사장은 "제가 김 위원장이어도 핵을 만들 것" 이라며 "(핵 보유가) 옳은 생각은 아니지만, 핵이 없으면 미국이 상대를 해주지 않기 때문, 실제로 그런 방식을 통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미 대통령과 두 번 만날 수 있었다" 라고 말했다. 반면 홍 전 대표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만드는 이유는 적화통일, 남침통일을 하기 위한 것" 이라며 "미국 본토를 공격할 무기를 만들어 미국의 참전을 막고 유사시에 적화통일을 하기 위해 만드는 것 뿐"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저는 우파들이 자신감이 결여됐다고 본다. 북한을 왜 그렇게 무서워하냐. 6·25 때는 우리가 정말 대비가 없었지만 지금 북한은 중국에서 연료만 끊어도 비행기도 못 뜬다” 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일축했다.  

 


'경제 부분' 에 대해서도 양측의 시각이 달랐다. 홍준표 전 대표는 "IMF 이후 서민경제가 최악" 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 서민들이 살게는 해줘야 할 텐데 지금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고 말했다.


반면 유시민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성과를 내려면 조금 더 힘있게 밀어붙이고 과감하게 써야 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추경안을 6조7000억원 규모로 책정했던데 작년 세수 잉여금이 20조원임을 참작하면 너무 적은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 전 대표는 "근로소득보다 이전소득이 많은 인구가 대한민국 인구 5000만 중에 1000만명에 달했다. 일해서 받는 소득보다 국가에서 배급받아 사는 계층이 더 늘었다는 것" 이라고 지적하자 유 이사장은 "하위 20% 소득계층의 이전소득이 높아진 건 인구구조에서 고령층 비율이 늘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 이라며 “이같은 저소득 계층 지원 강화는 지난 정부부터 이어져 온 것” 이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국가채무 비율' 에 관해서도 충돌했다. 홍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이 야당 때는 국가채무비율이 40%에 도달한다고 박근혜 정부에 그렇게 야단을 쳤는데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한테는 60%까지 확대하라고 지시를 했다" "국가채무를 늘려 퍼주기 복지에 사용하다가 후임자가 파탄 지경에 이른 국가재정을 안고 어떻게 나라를 운영하라는 거냐" 고 발언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지난해 재정수지가 흑자였다. 세수 잉여금 24조원이 남았다" 며 "(반면) 이명박 대통령 때 1년 평균 20조원의 채무성 적자가 났다. 연평균 20조원씩 쌓여서 100조원으로 늘었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연간 25조원씩 났다" 고 반박했다. 그러자 홍 전 대표는 “시장통에 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라. 다들 살기 어렵다고 한다” 고 맞받아쳤다.

 


양측은 '노조에 대한 시각' 역시 달랐으나, 노동개혁의 필요성은 공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강성 노조를 제압하지 않고는 이 나라의 경제가 살 수가 없다" "노동삼권을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노동삼권은) 노조의 정당한 행위를 보호하는 게 중요한 것이지, 노조의 부당한 행위까지 보호해서는 안 된다" 고 말했다. 또 그는 "대한민국 민주노총 등 강성노조는 사회적 약자가 아닌 먹이사슬 최상위 계층" 이라며 "노동 문제를 개혁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고 강조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이에 대해 "경청할 만한 대목이 있다고 생각한다" 면서도 "책임이 오로지 노조에만 있느냐는 것에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 헌법이 노동자들의 카르텔을 인정한 것은 기업과 비교하면 약자이기 때문이고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7%에 불과하고 민주노총은 그 절반도 안 된다” 고 말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자기 영역에서 벗어나 기업가 경영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독일의 하르츠 개혁처럼 노사관계를 개혁하지 않고는 나라를 살리기 어렵다" 고 재차 강조했으며, 유 이사장도 "독일처럼 상장 대기업의 경우는 노조가 의결권은 행사하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제도적 방안을 포함해 논의했으면 한다" 고 거들었다. 

 


이날 홍준표 전 대표는 유시민 이사장을 가리키며 "옛날에는 아주 강성이었는데 많이 달라졌다" 며 "깐죽거림도 없어졌고 많이 유해졌다" 고 말했고, 유 이사장은 "(당시) 한나라당(한국당 전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하도 괴롭혀서 나도 열 받아서 그랬다" 고 회고했다. 


또 유 이사장이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을 탄핵도 하고 많이 괴롭혔다" 고 지적하자 홍 전 대표는 "그때 우리가 많이 모질게 했는데 아마 그 벌로 지금 일방적으로 모질게 당하고 있는 것 같다" 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지금 전직 대통령 두 분이 감옥에 있거나 보석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라며 "임기 중에 잘못한 일이 많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은 국민주권의 표현이고 상징이기에 권력자를 엄하게 대해야 하는 것도 옳지만 그래도 너무한 것 같다" 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일부 현안에 대해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최근 한국당이 청와대와 정부여당을 향해 '좌파독재' 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독재정권은 우파에서 했기에 ‘좌파독재’ 라는 말은 부적절하다" "대신 ‘좌파광풍시대‘ 다. 이것을 멈추게 하는 방법을 말하는 게 맞다” 고 말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박수를 치며 공감을 표시했다.

 

예상대로 양측은 사안마다 이견을 내보이며 부딪혔지만, 어느정도는 상대의 생각을 인정하며 일부에서는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 부분 등 몇몇 부분에서는 기대했던 치열한 논리 대결보다는 피상적 진단이나 일방적 주장에 그쳐 보혁 진영 대표 논객의 승부라고 보기엔 다소 미흡한 아쉬움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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