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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나루의 세상 이야기/국제/국내 사회

김현철 정신과의사 '그루밍 성폭력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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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각종 매체에 등장하며 스타 정신과 의사로 각광받던 대구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어 논란이다. 

 


28일 방송된 MBC ‘PD수첩-굿 닥터의 위험한 진료’ 편에서는 2013년 ‘무한도전’ 에 출연한 이후 일명 ‘무도 정신과 의사’ 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타며 스타 의사로 발돋움한 김현철 정신과 의사의 성범죄 의혹을 제기했다. 

 

 

김현철 정신과 의사는 TV와 라디오에서 종횡무진 활약했고 그의 병원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으며 진료시간이 아닐 때에도 SNS를 통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다독이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은 환자들의 신뢰를 사기에 충분했다. 때문에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굿닥터’ 로도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는 김현철 원장이 환자의 취약한 심리 상태를 이용하여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범죄를 저지르는 유형의 '그루밍(Grooming) 성폭력' 을 가했다고 전해지면서 그의 숨겨진 이면이 공개돼 시청자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환자 A씨는 지난 4월 김 원장으로부터 성적으로 착취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 원장이 작년 말 무렵부터 선물을 주기 시작하더니, 지난 1월 말 무렵에는 일본 여행을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면서 “만나면 모텔로 가기 바쁘고 호텔가고, 항상 모든 만남에 성관계가 포함돼 있었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상해서 ‘너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니? 그냥 잠자리 대상으로 생각하니?’ 이렇게 묻기도 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할까 봐 혼자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피해를 주장하는 환자는 A씨가 처음이 아니었다. 2017년 김 원장에게 성적으로 이용당했다며 그를 경찰에 고소한 다른 환자 B씨도 있었다. 3년 동안 김 원장에게 치료를 받았다는 B씨는 2017년 무렵부터 상담내용이 달라졌다면서 “제 진료와 관계없는 본인의 사적인 얘기 같은 걸 조금씩 지속해서 하기 시작했다” 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B씨는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자신을 특별한 환자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김 원장에게 연인의 감정을 느꼈고 이러한 감정을 고백하자 그가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사람은 총 5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B씨는 김현철 정신과의사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B씨의 문자 메시지 속에는 "감당할 수 있나. 저는 한번 만나면 시시하게 안 만난다" 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김현철 원장이 "전 만나면 먼저 XX(성관계)를 하자고 얘기할 것 같다. 호텔로 모셔도 될까" 라면서 "제가 못 견디겠다" 는 메시지를 보낸 기록이 담겨져 있었다.

 

 

B씨는 "김현철이 내 몸을 만졌고, 싫다거나 거절할 상황이 못됐다" 고 당시를 회상했다. 게다가 B씨는 "(김현철 원장이) '엄마한테 반항하며 칼들고 난동부려라. 흉기를 들고 엄마한테 대들어라'고 제안했다" 며 "그를 맹목적으로 믿고 따랐기 때문에 엄마가 말 한마디 할 때마다 흉기로 팔을 긋기도 했다" 고 설명했다.

 

 

또 “진료 보러 가면 자기가 성관계 하고 싶은 날은 그냥 진료실 안에서 호텔 예약 사이트를 열어서 마음대로 호텔예약을 하고 저한테 거기에 가 있으라고 했다” 고 말하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선생님을 믿었기 때문에 ‘내가 성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너무 힘든 거다. 그 충격 때문에 제가 자살시도도 하고 다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었다” 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PD 수첩 제작진과 만난 김현철 원장은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쌍방 녹음을 하자. 편파적으로 할까봐” 라면서 자신이 강제로 당했다고 주장했다. “성관계는 합의에 할 수도 있고 비합의에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여자 분이 당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본인이 맨날 항상 마지막에 예약을 한다. 빼도 박도 못하게. 제가 퇴근해야 하는데 그분은 뭔가 일을 낼 거 같은 분위기였다” 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2차 피해자라고 말씀하시는 분(환자 A씨)은 내가 지금도 재판이 5월 30일에 잡혀있는데 그런 것 때문에 웬만큼 미친 사람 아니고는 성폭행을 할 수 없는 거다” 라고 부인했다. 이어 “그 자체를 거절해야 하는게 상식아니냐” 라는 질문에 “그래서 나는 거절을 하고 싫은 내색을 냈다. 달라붙은건 두 분이다” 라고 말했고 환자와의 5회에 달하는 성관계가 원치 않는 상황이었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그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성관계 사실을 인정했다" 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원장의 병원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들은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김 원장이 습관적으로 환자나 직원을 성희롱하고 환자와의 내담 내용을 주변인들에게 말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한 직원은 "전이감정(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현상)을 느끼는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나중에 뒤탈이 없을 만한 사람만 골라서..." 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은 "매사에 하는 말들이 음담패설이고. 저한테 시계 같은 거 보여 주면서, 자기의 성기가 이렇게 굵고 크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 직원은 김현철이 "오늘 옷을 야하게 입고 왔다" 라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고백했다. 

그런가 하면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되는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해 정도 이상의 양을 처방해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직원 및 환자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특히 ‘PD수첩’이 입수한 내부 자료에서는 의사면허 취소가 가능할 정도로 중대한 의료법 위반 정황도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는 김현철 원장을 불러 이러한 사안을 조사했고, 지난해 3월 말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을 제명했다. 그러나 현재 제명당한 것 외에는 어떤 처분도 받지 않은 채 여전히 진료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는 연애가 아니라, ‘정신적인 갈취’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환자는 전이된 감정 때문에 정신과 의사를 가장 신뢰하게 되거나 때론 연인처럼 성적인 감정도 느낀다. 문제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전이감정을 악용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우월한 위치에 있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점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와 환자와의 성접촉을 성범죄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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